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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왜 스쿠터인지 알게된 여행
By 한소희
함부로 목적지(숙소)를

첫날부터 서귀포항으로 잡았습죠.

네 제주공항에서 한라산 넘어 건너편입니다.



첫날 설레이는 마음으로 제주공항에 도착한 저를 매우 친절한 음성으로 새트럭에 절 픽업해주신 분은 참 미소도 예쁜 남자분이셨습니다.


그러나 호기롭게 도착한 뒤...
 제주는스쿠터다2 앞에서 내리고 난 뒤 저는 겁이 슬슬 들기 시작했습니다.


스쿠터 왕초보 였거든요.ㅡㅡ

한번도.

단한번도.

오도바이나 스쿠터를 뒷자리에조차도 타본적이 없는 왕초보 였거든요.

자전거나 좀 탈 줄 아는 쫄보...?


그런 제가 50cc스쿠터를 배우는 과정은

세계3차대전 마냥 험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장님의 끊임없는 가르침 덕분에 출발할 수 있었죠...

하지만 한번 쫄보는 영원한 쫄보..


그런 쫄보 주제에 허세만만하게 저는 제주시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서귀포까지 가겠다는 무한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첫 날 저의 총주행거리는 130km를 넘었습니다.

긴장으로 오장육부가 쫄깃해져 밥도 먹고싶지 않았고 오직 해가 지기 전에 목적지에 도착하겠다는 일념하나로 5시간동안 10분 휴식 두번만을 가진 채 초주검이 되어 서귀포 올레 시장 앞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였으니
바야흐로 오후 4시30분이었습니다.
 
스쿠터 사장님께 다행히 저와 스쿠터는 무사함을 알리고...
혹시 서귀포에서 반납하면 혹시 얼만지를 여쭈었다가 한숨소리를 듣고...
50번째쯤 했던 '용기를 내라'고 해주신 사장님의 말씀....
인내심에 감복하여 ㅜㅜ


다행인것은 서귀포 앞에서 이틀 연박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서 그 다음날은 쉴 수 있을거란 생각에 씻고 밥만 먹고 죽은 듯이 잤습니다.

둘째날이 밝자 아무래도 전날의 스파르타식 주행이 매우 도움이 되어 

서귀포의 황우지해안까지 스쿠터를 타고 스노클링을 하고 왔습니다. 해질 무렵에는 내친김에 해안도로 주변을 돌고왔는데..

와 이래서 스쿠터를 타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시원한 바람과 지는 석양.

그 모든 것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데.

차를 운전했을때엔 절대로 느낄수 없는 것들 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 혼자 주유까지 했을땐

주유소사장님과 스쿠터로 여행한다며

즐겁게 이야기도 나누었고요.

불들어온뒤 주유 가득채웠는데도 4000원 아이고 저렴이...ㅠㅠ


스쿠터는 말 그대로 

제가 바란 여행 그 자체였습니다.

그렇게 둘째날도 지나보내고

셋째날 저는 또 다시 바보처럼 
바로 동문으로 숙소를 잡았다는 사실에 
한숨부터 나왔지만
첫날처럼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굉장히 여유있게 라이딩을 즐겼어요.

아침 9시에 출발해서 해안도로를 따라

쇠소깍도 가고 성산일출봉도 가서 산도 올라갔다왔어요ㅎ
표선해수욕장도 가보고요^^ 

너무 너무 자유롭고 즐거웠습니다.

이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요.

아주 천천히 왔음에도 숙소에 오후에 도착하고 하루를 돌아보니 이번이 최고의 여름휴가더라구요.

그래서 다짐하게 되더랍니다.
다음에 제주도 여행을 할땐 꼭 또 스쿠터를 타야겠다구요ㅎ

그땐 지금보다 좀 더 용감하게 다니려고 해요^^

반납하던 날
매장입구 앞에 서계시던 사장님이
스쿠터를 타고 무사히 돌아온 저를 보셨고

그 순간 진짜 서로가 감격했다고 믿어요.

안죽고 살아돌아와서. ㅋㅋㅋㅋㅋㅋ


뭣보다 스쿠터를 제대로 탈 때까지 긴긴시간 인내와 이해심으로 가르쳐주신 사장님이 제일 뿌듯해하셨어요...ㅠㅠ

박동진사장님ㅠ

앞으로는 스승님이라고 부를겁니다.ㅠ

또 찾아뵐때까지 건강하세요!!!

제스 멍뭉이도 그땐 제옷을 안물길바래요ㅎㅎ

덕분에 넘나 넘나 감사했습니다♥